화성의 적도에서는 물이 발견된 적 없습니다.

운석충돌로 인해 새로 생성된 화성의 크레이터에서 얼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약간 이상한 기사가 있어서 셀프트랙백.

뉴시스 쪽 기사를 인용한, 그래서 기사작성자도 안 나와 있는 인터넷 조선일보 기사에 이런 게 있더군요.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9/25/2009092501277.html

그런데 얼음이 발견된 장소는 "적도 중앙 부근" 이 아닙니다. NASA의 프레스릴리즈 원문에는 적도의 온도가 20도까지 올라간다는 이야기도 없어요.

프레스릴리즈 원문을 직역하는게 아니라 해당 내용에 자신의 생각을 약간 첨가해서 가공할 거라면 일단 한번 더 확인해야지요.

기사 원문을 보면 mid latitude, 즉 "중위도" 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많은 크레이터 중 적도에 있는 게 대부분이고 여기선 얼음을 못 봤는데, 중위도 쪽에 있는 크레이터 중에 얼음표면이 사진으로 찍혔다는게 기사의 요지입니다.

위성관측에서도 화성의 극지방과 중위도에서는 얼음의 존재를 확인했지만 적도에서는 얼음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적도에서는 단지 과거에 물이 흘렀던 흔적일 뿐입니다.

기사 내용을 지적하는 건 이쯤으로 하고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번 관측은 상당히 중요한 의의가 있습니다. 

표면 가까이에 얼음이 존재하는 것을 피닉스 탐사선이 확인했지만 이것은 화성의 북극권 근처였고, 여기는 훗날 화성에 유인우주선이 방문하기 어려운 곳입니다. 지구의 남극대륙보다 더 가혹한 조건이라 활동이 제한되죠. 아무래도 화성의 적도처럼 덜 추운 지역이 우주선이 버티기에도 좋고 우주인이 활동하기도 좋지만 여긴 물이 없습니다.

그런데 중위도 지역이라면 어느 정도 타협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적도보다는 춥지만 그래도 극지방보다는 낫지요. 더군다나 물도 있다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화성의 얼음은 극지방에만 존재하는 걸로 생각했지만 화성궤도의 레이더 위성이 중위도 지역에서 얼음이 지하에 묻혀 잇는 걸 발견했습니다. 문제는 깊이가 수십피트 정도 되는 걸로 보여서, 만일 훗날 화성에 도착할 우주인들이 물을 얻으려면 깊은 우물을 먼저 파야 합니다ㅡㅡ; 더군다나 지구의 우물과는 달리 액체상태의 물이 아니기 때문에 바로꺼내기도 힘들죠. 방법이야...

1.  지하수가 아니라 마치 석탄이나 암염 채굴하듯 굴을 파기, 탄광은 아니니 "빙광" 이라고 해야 하나요?
2. 지하에 히터를 넣어서 얼음을 녹인 다음 펌프로 퍼올리기.

둘 다 상당한 설비와 공사시간이 소요될 사항이고 우주인 두세명쯤 보내서 할 수 있는 일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발견은 중위도의 얼음이 예전의 추정보다 훨씬 얕은 깊이에 있다는 뜻이므로, 그냥 단순히 표면을 좀 긁어내는 것만으로 얼음, 즉 물을 확보할 수 있다는 거지요. 화성 유인탐사에 큰 보탬이 될 발견인 것입니다.

그런데 돈이 없쟎아

우린 안갈거야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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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as | 2009/09/26 12:20 | 과학관련기사오류 | 트랙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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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Ya펭귄의... 안구괴.. at 2009/09/26 14:10

제목 : 화성 '적도'에서 물을 발견하도록 할 수 있는 방법..
화성의 적도에서는 물이 발견된 적 없습니다. <==알라스님 댁에서 트랙백... - 사실 화성 적도에서 물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 경도 0도선을(혹은 취향에 따라서 22도선을 찍어도 무방하다...) '적도'로 부르기 시작하면 된다...... 그럼 분명 '적도'에서 물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ㅡㅅㅡa..........more

Commented by 계란소년 at 2009/09/26 12:29
드릴링...아마겟돈?
Commented by Alias at 2009/09/26 12:39
그 영화에서도 열두명이 갔었지요. 수백미터씩 파고 들어갈 필요는 없겠지만...

사실 해당 지역의 지질구조도 모르는지라 실제 물 채취를 위해 땅을 판다고 해도 매우 조심해야 할 겁니다.
Commented by Ya펭귄 at 2009/09/26 13:10
주지사훃님의 오른손 한방이면 극지의 물이 모두 녹아 테라포......(그만!)
Commented by Alias at 2009/09/26 13:21
테라포밍 시도했다가 영구동토층 위에 건설된 화성기지가 순식간에 땅속으로 꺼지는 사태가 날 수도 있지요.ㅡㅡ;
Commented by 누렁별 at 2009/09/26 16:11
가카께서 화성에 대운하를 파면 됩니다 (!)
Commented by Alias at 2009/09/26 20:49
운하는 파도 물이 흐르지 않을 테니 만든다면 아마 지하대수로를 건설해야 할 거 같습니다.
Commented by 하늘 at 2009/10/13 21:28
항상 재밌는 글이 많아서 들어와서 힐끔거리다가(...) 이게 두번째 댓글이네요..ㅇ_ㅇ

항상 재밌는(?)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__);

아직 고등학생인데 흥미로운 내용들이 너무 많아요^ㅁ^

교과서오류도 읽으면서 '아!'한게 한두번이 아닙니다ㄷㄷ

맞다고 배운게 틀리니 허허..ㅠㅠ
Commented by Alias at 2009/10/14 00:01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사실 맞다 틀리다의 양쪽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문제들도 많습니다. 책으로 나오게 될 원고는 사실 포스팅한 내용보다 더 많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개중에는 맞고 틀리고의 문제라기보다는 "적절한가 부적절한가" 의 문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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